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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민중의소리

민주주의의 위기는 민생의 위기로 나타난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민생의 위기로 나타난다

‘쌍용자동차 범국민대회’에 부쳐 ‘촛불 시민’께

 권영국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윈장)

 입력 2013-08-20 09:15:19l수정 2013-08-20 10: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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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대선여론조작과 정치개입, 경찰의 수사 조작과 은폐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가 진행 중이다. 청와대의 침묵과 집권당의 노골적인 국정조사 방해와 편들기, 그들을 뒷배로 믿고 나온 원세훈과 김용판 그리고 그 수하들의 증언거부와 공소사실 부인 등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로 인해 국정조사가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수만의 시민들이 매주 주말 시청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국민의 주권이 국정원과 경찰, 그리고 집권당 후보 대선캠프에 의해 심각하게 유린된 사태에 대해 경악과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그 분노의 촛불이 일렁이는 시청광장 건너 편 대한문 앞에서, 급조된 화단에게 집회공간마저 빼앗긴 채 외롭게 싸우고 있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기억하는 이들이 이제 얼마나 될까? 쌍용차 정리해고로 인해 세상을 떠난 24명의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대한문 앞에 설치했던 분향소가 지난 4월 4일 경찰과 중구청 등 공권력에 의해 강제로 철거당한 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경찰의 자의적인 집회 금지와 탄압으로 인해 비닐 한 장 덮지 못한 채 인도 위에서 맨몸으로 노숙하며 국정조사 약속 이행과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눈물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국정조사 실시’ 약속 이행 대신 집회 금지에 지부장 구속


지난 해 9월 24일 개최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쌍용차 청문회에서, 대규모(3,000여명) 정리해고의 근거가 된 회계장부가 전면 조작되었다는 의혹과 경찰특공대를 동원하여 파업 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한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 결과 새누리당에서는 대선 직전 두 차례에 걸쳐 선거 공약으로 쌍용차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대국민 약속’을 하였다. 이 약속의 선두에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김무성씨가 있다. 


지난 7월 쌍용차 범대위가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분향소 설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지난 7월 쌍용차 범대위가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분향소 설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이승빈 기자


그러나 새누리당은 대선에서 승리하자 쌍용차 국정조사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엎어버리고 국정조사를 무산시켜버렸다. 국정원 대선개입 국정조사를 무산시키려는 태도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도리어 박근혜 정권은 국정조사 약속 이행을 요구하던 쌍용차 해고노동자들과 그들을 지원하던 쌍용차 대책위의 대한문 앞 집회마저 전면 금지하고, 그 탄압에 저항하던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을 구속시켜 버렸다.


김정우 지부장은 영장실질심사에서 ‘내가 구속되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노동자들의 희망을 꺾어서는 안 된다’고 간곡하게 요청하였다. 그 희망이란 쌍용차의 회계장부 조작 및 정리해고의 불법성 의혹, 그리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에게 가해진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을 명확하게 밝혀 불법적인 정리해고로 인해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국정조사 이행은커녕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분향소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화단을 설치하여 대한문 앞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몰아내는 것이었다. 대법원 판결을 준수하라는 울산 현대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폭력과 불법의 멍에를 씌워 노동자들의 요구를 힘으로 잠재우는 것이었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언제나 민생의 위기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부정선거에 맞선 민주주의 회복 투쟁이 민생 투쟁의 현장을 외면하여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민주주의의 회복 투쟁이 실체를 가지기 위해서는 노동자 민중의 절망적 삶을 희망으로 바꾸어내는 것이어야 한다. 


촛불시민들에게 요청 드린다. 오는 8월 24일 오후 4시 서울역에서 개최되는 ‘쌍용차 범국민대회’에 해고와 차별로 인해 고통 받는 노동자들과 함께 하자. 그리고 노동자들과 손잡고 시청광장 촛불국민대회로 함께 행진해가자. 빼앗긴 민생과 민주주의를 되찾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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